“뭐야?! 이 사람은… 콘텐츠를 열댓 개밖에 안 올렸는데 구독자가 벌써 5만이야? 와~ 돈 벌기 진짜 쉽네. 근데 퀄리티가 별거 없잖아?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만약 당신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없는 확률은 단언컨대 99.9%다.
왜일까? 당신의 마인드셋, 즉 마음가짐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백하자면 이건 과거의 내 모습이기도 하다.
물론 당신의 심성이 선천적으로 꼬인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타인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인정할 수 없다고? 그렇지 않다고? 음… 이상한 일이다. 최소한 나는 가끔 타인의 노력과 업적을 과소평가하곤 한다. 물론 내가 편견을 가진 사항에 한한다. 만약 당신이 그 누구도 과소평가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더 이상 이 글을 읽으면서 시간 낭비 할 필요는 없다.
계속 글을 읽어볼 마음이 남아 있는가? 그럼 이야기를 이어 나가보자.
당신이 타인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이유, 못돼먹어서 그런 건…
사람이 타인의 노력을 과소평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 포함될 것이다.
- 질투심 : 하… 나는 이렇게 파김치가 돼서 회사 다니는데… 쟤가 나보다 더 많이 번다고? 아니~ 쟤는 앉아서 1~2시간 콘텐츠 만들어서 올리는 것뿐이잖아. 진짜 별거 안 하고 돈 잘 버네. 분명히 사기를 치고 있는 걸 꺼야.
막연한 시기 질투로 자위 - 인지 편향 : 쟤는 그냥 운이 좋았어. 실력도 없는데 말이지. 나한테는 언제 운이 오려나?
이런 자세로는 죽을 때까지 운이 안 옴 - 이해 부족 : 그거 뭐 그냥 카메라 앞에 서서 찍고, 편집해서 올리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런 거면 나도 하겠네.
그런데 결국 못한다
나는 지난 19년 동안 콘텐츠를 만들면서 살아왔다.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거의 모든 형태의 콘텐츠를 아주 능숙하게 만드는 편이다. 나름 성과도 내고 있다. 하지만 항상 후회하는 게 있다.
이따 이야기 하겠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가장 필요한 ‘이것’을 아주 빨리 받아들였다면 어땠을까? 최소한 삽질을 8년 이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온라인 판을 경험하다 보니 나름 통찰아주 약간의 이란 게 생겼다. 그래서 당신이 ‘콘텐츠 하나 잘 터지면 대박 난다’는 생각으로 크리에이터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심정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심리를 갖게 된 건 당신이 못돼먹어서 그런 게 아니니까. 알고 있다. 당신은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 없이 생활하는 일반인이라는 것을. 그리고 아까 말하지 않았는가? 나도 그랬었다.
그럼 우리는 도대체 왜 대박 났다고 알려진 크리에이터를 심드렁하게 여길까. 그 이유는 이렇다.
흥부도 친구가 턱없이 잘되면 배가 아플 것이다
2024년 현재의 우리는 수많은 소셜미디어에서 시간을 소비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지금의 소셜미디어는 4~5년 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4~5년 전은 원시시대라고 생각해도 관계 없을 정도.
유명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콘텐츠를 소비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빨아들이려는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명목상으로는 우리들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잘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자기들에게 돈이 되니까 하는 거다.
알고리즘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그런 결과로 알고리즘 연구는 인공지능(AI) 단계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1~2년 후에는 또 어떻게 다른 차원의 알고리즘이 나올지 겁이날 정도의 속도다.
그런데 당신이 이걸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당신은 소셜미디어 세상에서 프로 소비자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최소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중 하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당신과 함께 했을 것이다. 결국 당신은 알게 모르게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초고압축된 소셜미디어 변천사를 경험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당연히 그동안 소위 떡상하고, 떡락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많이 봐왔다. 엊그제까지 당신처럼 일반인 었던 사람이 유명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떡상하는 허들이 높지 않다고 착각하게 된 것이다. 너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애초에 연예인이 떡상하거나 떡락하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기에 연예인들의 이야기는 팬이 아니라면 감정 이입 자체가 안될 때가 많다. 그렇지만 떡상한 크리에이터가 당신의 학창 시절 짝꿍또는 옆자리 직장동료이었다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일상을 함께 보내던 친구가 어느샌가 유명 크리에이터가 되어 있다면, 배아픔을 못 느끼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 결국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나는 당신에게 제안하고 싶다. 이제 질투는 그만두자고. 지금 대박 난 크리에이터의 업적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당신의 인생이 달라지는 건 없다. 잠깐 기분이 괜찮아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내 현실을 자각하고 더 깊은 자괴감에 빠질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콘텐츠를 만들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마인드세팅을 해야 한다.
뿌연 안경 렌즈를 닦으면 진실이 보인다
잠시 눈을 감아라, 뜨거워진 머리가 좀 식을 것이다. 심호흡을 해보자, 가쁜 숨이 한결 편안해질 것이다. 이제 눈을 떠보자. 조금은 차분해진 당신이 느껴질 것이다.
뇌를 꽉 쥐어짜고 있던 감정이 벗겨지면, 차분한 이성이 판단의 키를 쥐게 된다. 확실히 다른 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다시 한번 떡상한 크리에이터에 대해 생각해 보자.
그 사람은 정말 날로 먹었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과거를 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과 별 관련 없는 사건을 잊는다. 심지어 왜곡해서 기억한다. ‘어떻게 그런 걸 잊어?’라고 말하겠지만 이건 진실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현재 모습을 기준으로 기억을 재조립해서 꺼내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건 또는 사람의 전체 히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이다.
- 배우 공유는 약 5년간의 무명 시절을 겪었다.
- 배우 천우희는 약 8년간의 무명 시절을 겪었다.
- 배우 황정민은 약 12년간의 무명 시절을 겪었다.
분명 ‘어? 정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했을 것이다. ‘에이~ 그건 연예인 이야기잖아요. 어차피 연예인은 일반인이랑은 다르다면서요?’
- 구독자수 234만 명의 도티(@DottyTV)는 1,000명을 모으면 자기소개서에 한 줄 쓸 수 있을 것 같아 유튜브를 시작했다. 꽤 오랫동안 구독자도 없었고, 조회수도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기사)
크리에이터 도티 님은 지금 보면 상상할 수 없는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구독자 1명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 정도를 버텼다.
더 예를 들고 싶은데, 성공한 유튜버나 인스타그래머들의 인터뷰가 많지 않아 자료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크리에이터 지망생들을 교육하는 강의 자료를 살펴보면 각이 나온다. 대부분 꽤 오랜 기간 동안 버틴 건 분명하다. 평균 최소 6개월에서 길면 3년까지도 있었다.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을 열심히 했다는 이야기.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은 아무런 보상 없이 6개월~3년 동안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가? ‘예’라고 대답했다면, 이 글을 그만 읽고 나가길 제안한다.
어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더라도 공통적으로 필요한 마인드셋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수익활동을 하는데 가장 필요한 마인드는 ‘꾸준함’이다.
당연히 당신이 활동하고 싶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성격에 따라 지향해야 하는 기법들은 다르다. 하지만 어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한다 하더라도 ‘꾸준함’은 무조건 필요하다. 20,000,000% 확신한다.
당신은 이렇게 말하고 싶을 수도 있다. “요즘은 숏폼이 대세잖아요. 그래서 누구는 한 두 개 올렸는데 대박이 났다고요”
그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고민을 해봐야 한다. 과연 그들이 계속 롱런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1~2개의 콘텐츠가 잘돼서 떡상한 크리에이터 중 몇 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나는 5%가 안 될 거라 본다. 질투심에 저주하지 말라고? 아니다, 이건 확실한 근거가 있다. 왜일까?
우연히 성공한 사람은 자신이 왜 성공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다. 한번 떠오른 몸을 공중에 유지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했길래 이렇게 되었는지 알아야 반복 재생산을 할 수 있다. 그걸 모르면 우연일 뿐이다. 언제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지 몰라 불안할 수밖에 없다.
가수 윤종신이 대중에게 계속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그리고 히트곡 하나 내고 기억 속에 사라진 수많은 가수들을 대조해서 생각해 보면 쉽다. 윤종신은 자기가 잘 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자기가 잘 된 이유를 몰랐던 사람들은 트렌드만 쫒는 자기 복제만 반복하다 사라졌다. 자기와 전혀 맞지 않는 변화를 꾀하다 사라지거나.
그런데, 내가 1~2개 콘텐츠로 떡상한 크리에이터 중에서 5%는 롱런할 수도 있다고 한 이유는 뭘까? 어떤 업계일지라도 천재라는 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예체능의 영역은 더더욱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당신과 내가 그 5% 안에 들 수 있을까? 냉정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당신이 활동하는 곳은 SNS가 아니다, 소셜미디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같은 곳을 흔히들 SNS라고 말하곤 한다. SNS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줄임말이다. 한마디로 사회 관계망 서비스라고 번역하곤 하는데, 국내와는 달리 언론 수준이 높은 외국의 경우는 소셜미디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면 SNS와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다를까? SNS는 그냥 친구끼리 수다 떠는 커뮤니티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말 그대로 미디어 정체성을 부여한다. 그렇다, 미디어다. 당신이 TV로 접하는 MBC, KBS, SBS, JTBC 등이 미디어다.
이런 대형 미디어는 숨 쉬듯 우리 곁에 존재한다. 그 이유는 뭘까? 꾸준히 콘텐츠를 송출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단위로 쪼개봤을 때 항상 같은 시간, 같은 구조로 내용을 전달한다. 이건 불문율이다. 방송 시간을 놓치거나 사고가 나서 결방하는 순간에는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사과를 하곤 한다. 그리고 담당 PD는 경위서를 쓴다.
거대 자본 기업인 미디어가 왜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할까?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해당 미디어의 콘텐츠를 소비하던 사람들은 더 이상 구독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꾸준함은 곧 신뢰다. 신뢰하지 않으면 대체할 수 있는 경쟁 미디어로 구독자는 이동한다. 미디어에게 꾸준함이란 생명과도 같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자, 이제 생각해 보자. 대형 미디어와 소셜미디어는 과연 다를까? 아니다. 속성은 동일하다. 심지어 요즘은 대형 미디어의 프로그램이 유튜브 채널을 따로 파서 계속 업로드하는 중이다. 물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는 대형미디어와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미디어의 속성을 무시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당신이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꽤 잘 되는 편이라 돈도 좀 벌었다. 그런데 신뢰를 잃게 된다면 구독자는 순식간에 구독취소 버튼을 누른다. 결국 당신은 채널을 접어야 한다. 이것은 수입원이 끊긴다는 말과 같다. 어떤가? 이제 조금은 잘 된 크리에이터들에게 질투심이 덜 느껴지는가?
그들은 당신이 노는 시간에도 일을 한다. 구독자와 묵언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든다. 계속 늘어나는 경쟁 미디어에 뒤처지지 않도록 더 치열하게 고민을 거듭한다. 당신은 결과물인 콘텐츠만 보고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1개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무형의 노력을 생각해봐야 한다.
떡상한 크리에이터의 대부분은 오랜 기간 보상 없이 콘텐츠를 쌓아왔다. 떡상한 이후에는 구독자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더 나은 콘텐츠를 쌓아야 한다. 우아하게 물 위에 둥둥 떠있는 오리가 물속에서는 신나게 발길질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 꾸준함이 없다면 당신의 기발한 기획은 아무 쓸데없다.
- 꾸준함이 없다면 당신의 기술은 잡기술이 된다.
- 꾸준함이 없다면 당신의 미디어 채널은 황폐한 곳이 된다.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더 이상은 떡상했다고 여기는 크리에이터를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나는 진짜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할 것이다. 그리고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동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이다.
앞으로 발행할 콘텐츠도 꽤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될 거라 확신한다. 하지만 오늘 이 글만큼 중요한 건 절대 없을 것이기에 길게 이야기해봤다. 부디 올바른 마인드세팅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